물렁한 껍데기

기원에 가까워질수록 '나'라는 개념이 흐려지고 주변을 함께 작동하 는 유기체처럼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단세포생물들이 다세포성을 띄어 군집해 움직이는 것 처럼/ 혹은 최초의 진핵세포가 탄생하는 원인이 된 한 세균이 다른 세균을 잡아먹 고 소화시키지 못한 순간 처럼. 내 안에 나 아닌 것들이 내 생존에 기여하고 서로의 생존을 보장하게 된 첫 순간들을 생각하면서, 너와 나 를 나누는 경계선이 점점 허물어질까 하는 호기심으로 작업을 했습 니다.

상대를 겨누고 자신을 지키는 무기를 가진 식물종과 신체 하나를 자 기 자신으로 보는 사람과 모든 것들을 삼키고 통합하는 세균과 같은 거대세포가 뒤섞이는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나'라는 의식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뒤섞인, 기원으로 거슬러가는 상상은 흡사 종말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느끼며 작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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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과 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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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간 안에서 작업간 관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