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방식에 대하여

활개치는 의지가 가득하고 팽팽한 인상을 주는 화면을 만들고자합니다. 제가 목표하는 인상은 작품 안의 대상과 밖의 대상이 동화되어 본능적인 살아있음이 꿈틀거리며 느껴지는 것입니다. 매일매일 마주하는 현실과 그에 대응하는 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주변으로부터 영감을 획득하는 것. 그 과정으로 다른 종들의 삶을 알아가고, 모두의 살고자는 의지가 엮여 하나의 표면이 직조되고 작동하는 것.  그런 살고자하는 의지의 전반적인 파동을 주요한 소재들과 표현으로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펠트와 오일파스텔이 만났을 때 생기는 표면의 마찰이 주는 느낌은 그런 본능적인 인상을 만들어내기에 적합합니다. 펠트의 짧은 털들은 동물의 피부 표면을 연상케 하면서 동시에 저렴하고, 저층에 있는 공산품이란 인상을 줍니다. 동물 가죽과 같은 인상과 저층에서 생산되는 저렴한 물질은 동시에 야생과같은 환경에서 생존해가는 삶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거칠고 질기면서 본능적인 삶을 떠올립니다. 또 펠트가 가진 강렬하고 원색적인 색감 역시 직설적이고 가감없는 인상을 줍니다.

그런 펠트 위에 마찬가지로 원색의 인상이 강한 오일파스텔을 거칠게 사용하면, 펠트의 짧은 털 위에 오일파스텔이 약간은 붕뜬 듯하게 안착이 됩니다. 안착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삶을 떠올립니다. 또한 펠트의 색감과 오일파스텔의 색감이 부딪히면서 시각적 파동을 일으키는 충돌이 발생합니다. 이런 움직임, 파동의 인상을 주는 것들을 모아 삶에서 느끼는 주변의 생존 의지들이 부딪히고 엮이는 인상을 완성하고싶습니다.

화면 안에 소재들을 표현할 때 주로 그들이 작동되는 방식에 기반합니다. 과학적인 형태로의 해부학보다는 주관적 인상이 두드러지는 해부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자 조각은 어떤 완결된 형태를 띄기보다는 계속 생장 할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열린 형태, 그로테스크함을 가진 형태를 선호합니다. 나무의 상처부를 똑 떼어다놓고 그 위에 드로잉/상감으로 이미지를 입히는 것. 혹은 고전적으로, 골호나 이집트에서 장기를 담아뒀던 항아리처럼 항아리 안에 장기와 비슷한 것이 가득 달려있고 드로잉이 얹어져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동굴 벽화를 떠올리며 동굴의 내벽을 외벽으로 반전시켜 둥그렇게 마는 것을 상상하며 쌓아올리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소멸이 되어가는 과정, 비어가는 과정과 하나의 생이 소멸하면서 동시에 그 자리에서 새로운 생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순간을 모티브로 시도하기도 합니다. 가장 구체적 상으로는 동충하초가 있습니다.

석질 점토로 색색의 작은 조각들은 인상 깊은 생물의 형상을 만들기도 합니다. 말그대로 토템의 역할을 부여받은 작은 조각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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